Dates
2024. 09. 05 – 10. 01
Location
매스갤러리 청담
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20, 청담스퀘어 G121
<편지_인생작업>은 평생에 걸친 진행형 프로젝트로, 작가는 매일 1-2장의 편지를 만든다. 반투명한 실크 천과 얇은 종이로 만들어진 <편지>는 작업이 시작된 2007년 이래로 현재까지 켜켜이 쌓여왔고, 10,000장이 넘는 편지가 축적되면서 그만큼의 시간의 무게에 도달했다. '편지 만들기'는 작가에게 삶의 시간과 그 지속의 여정을 따르는 상징적인 행위이며 일종의 리추얼이다. <편지_인생작업>은 시시각각 생성되는 삶의 파편들을 편지라는 흔적으로 기록하면서, 시간의 모호함을 담담히 견디는 작가의 태도를 반영한 성찰적인 작업이다. 앞으로도 <편지>는 평생을 걸쳐 반복적인 리듬으로 조용한 결을 만들어내며 쌓여갈 것이다.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 <편지>가 더 이상 시간의 무게를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쌓이고 ‘임계점’에 다다르면, 익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발송되어 흩어지도록 계획되어 있다. 모든 존재의 의미가 그것의 사라짐으로써 온전해 지는 것처럼, 작품 <편지>도 발송을 통해 사라짐에 도달함으로서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.
이번 전시를 위해 별도로 제작된 36장의 <편지>들은 작가가 감각하는 ‘지금-여기’의 시간의 흔적을 기록한 일종의 그림 편지이다. 작가는 일본의 한줄 시인 ‘하이쿠’에 대한 롤랑 바르트의 해석에 공감하며, 하이쿠를 짓는 방식으로 단순한 이미지와 가벼운 단어, 문장들을 조합하여 시적 유희를 즐기고 있다.